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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뇨증 치험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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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드림아이 댓글 0건 조회 6,498회 작성일 04-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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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환이는 올해 초등학교 1학년입니다. 이제까지 밤에 소변을 가린적이 거의 없다싶이 하여 부모님은 멀리 수원에서 저희 병원까지 내원셔서 답답함을 하소연 하였습니다.

그 안에 양방에서는 각 종 검사를 받아 보았지만 이상이 없다고 하였고 그래서 한의원에서 한약을 2달 정도 먹였었는데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양약을 복용시켜야 하나 고민하다 왠지 꺼려져서 다시 야뇨증 전문 한의원을 찾아 내원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진환이는 다른 야뇨증 아이들이 그렇듯이 낮에도 소변을 오래 참지 못하고 자주 보며, 깊은 잠에 빠져 자는 것을 깨워도 모르고, 야뇨증으로 심리적 위축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은 학교 생활이나 성적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 크셨지요.

엄마가 소변을 조금 늦게 가린 가족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마르고 키도 작은 편이었습니다. 진환이는 비만도가 83%로 약 4kg이 미달이고 키도 26백분위(백명 중에 앞에서 26번째)로 작은키였지요. 특히 아침에는 배아프다는 소리를 자주하고 변도 묽게 보는 편이고 헛구역질을 자주 하고 피곤해 하며 코피도 자주 흘리고 비염기가 있고 아토피도 약간 있었습니다.

진찰 결과 비신허약(소화기계와 비뇨생식기계통)에 속하는 체질로 판단되어 일단 6주간 치료 후 예후를 판단하기로 하였습니다. 치료는 주 2회 추나요법과 침치료를 받고 한약은 하루에 3회씩 복용하기로 하였으며, 집에서는 잠자기 3시간 전에 수분 섭취를 제한하고, 자기 전에 가릴 수 있다는 충분한 자기 암시와 항문 괄약근을 조이는 운동, 이 세가지를 철저히 실행하게 하였습니다. 

처음 치료 2주간은 하던대로  새벽2시에 깨우는 것을 계속하도록 하였는데 전에는 2시에 깨워도 다시 새벽 5시경 실수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그런 경우가 사라지고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배아프다는 소리를 하지 않고 변도 좋아지고 피곤한 것도 덜 느낀다고 하였습니다.

치료 3~4주 차에는 엄마가 힘들어도 깨우지 말고 지켜보라고 하였는데 일주일에 1~2회 정도는 실수를 하지 않는 경우가 처음으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가야할 길은 멀지만 처음으로 실수를 안하기 시작하자 부모님은 너무 기뻐하고 고마워 하시면서 치료에 재미를 느낀다고 하였습니다.

치료 5~6주 차에는 다시 줄어 3~4회 정도는 실수를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항상 조용하고 의기 소침해 있던 진환이는 얼굴이 많이 밝아지고 혈색도 좋아졌습니다. 부모님도 야뇨증을 떠나서 아이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것 같아서 너무 좋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보통 6주 치료 후 반응이 없다면 초등학교 이전의 아이들은 치료를 중단하고 6개월 뒤 다시 치료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으며, 이후의 아이들은 야뇨증 경보기의 사용을 고려합니다. 하지만 진환이는 상태가 좋아서 야뇨증 경보기를 사용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치료를 해나가기로 하였습니다.

결국 치료 8주가가 되니 거의 실수를 하지 않았으며 마지막으로 치료는 중단하고 간단하게 환약만 한달분 처방해주고 치료를 마무리 했습니다. 치료 마무리를 하면서 부모님은 고맙다는 인사를 여러번 하였으며, 저도 진환이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좋아지고 특히 심리적으로 자신감을 회복하여 무엇보다 기분이 좋네요 하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이 처럼 한방 치료는 원인을 정확히 판단하여 허약 장기를 개선해 나가는데 그 목표가 있습니다. 여기에 침치료나 추나요법 등의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동원되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아이나 부모님의 치료하고자 하는 의욕을 갖고 지시에 잘 따르면서 치료를 받아야 성공적으로 치료될 수 있는 것입니다.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꼬박꼬박 치료를 받고 지시한 사항을 집에서 충실히 따라 했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더 잘 나타난 것이죠.

많은 아이들이 이와 유사한 경과를 통해 개선 치료 되고 있습니다. 야뇨증이 어려운 치료이지만 꾸준히 성실히 치료 하면 반드시 좋아질 수 있습니다. 야뇨증으로 힘들어 하는 모든 아이들이 빨리 회복되어 자신감 있게 생활하기를 바라며 부모님의 걱정도 눈 녹듯 사라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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