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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용, 키는 크게 몸은 날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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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드림아이 댓글 0건 조회 5,061회 작성일 07-06-0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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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용, 키는 크게 몸은 날씬하게?

진료실에서 아이를 진찰하면서 부모님이나 조부모님과 상담을 하다보면 녹용에 대한 그릇된 속설에 얽매어 있는 경우를 자주 본다. 그 대표적인 이야기가 살이 찐다는 이야기 일 것이다. 이 외에도 머리가 나빠진다거나 말이 늦어진다, 머리가 빨리 쉰다 등의 이야기를 자주듣는다.

그렇다면 정말 이러한 속설은 일리가 있는 것일까? 물론 예전에 할머님이 아이들에게 보약을 진찰 없이 지어다 먹이거나, 주로 넉넉한 집안에서 보약을 먹이다 보니 불필요하게 많이 먹이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렇다면 위와 같은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녹용의 부작용이라기보다는 체질에 맞지 않는 처방과 복약법에 의한 부작용이라고 할 것이다.

하여튼 필자는 이러한 속설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찾고 싶어서 한방소아과학을 전공하면서 학위 논문의 주제로 녹용과 성장과 비만, 이 세가지의 상관관계를 연구하기로 했다. 그래서 나오게 된 논문이 “녹용이 흰쥐 및 지방세포와 성장인자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연구물이다.

결론을 말씀드리면 녹용은 놀랍게도 키를 키우게 하는 중요한 인자인 IGF를 증가 시키고, 반대로 비만과 관련된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LDH, Leptin 등을 유의성 있게 감소시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녹용은 그 하나만으로 작용할 때는 키는 키우고 비만은 억제하는 효과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한약이라는 것은 십여가지의 약재가 조합되어서 체질과 증상에 맞게 처방된다. 따라서 녹용이 들어간다고 무조건 살을 빠지게 하는 것은 아니다. 즉 처방 구성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키를 키우면서 비만도를 조절하기도 하고, 식욕증진을 시켜 적정 체중으로 가게 만들기도 하고, 면역력을 키워 감기에 잘 안걸리게 하기도 하고, 혈색과 기운을 보강하기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녹용에 대한 속설은 녹용 자체의 효과만으로도 틀린 것뿐만 아니라 정확한 진찰과 처방이 이루어진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예로부터 약보(藥補), 식보(食補), 동보(動補)를 삼보(三補)라 하였는데 보약보다는 체질에 맞는 균형 잡힌 식사가, 그리고 이 보다는 적절한 운동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아이나 어른이나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비결은 이처럼 가까운데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직 오장육부가 미숙하고 연약하여 한약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한약 처방이 필요한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가인 한의사의 진찰을 받고 적절한 처방과 복용량을 정하여 한약을 먹는다면 그러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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